빈집을 치우는 일
※ 해외 커뮤니티의 직업 고백형 형식을 빌린 창작물입니다. 실제 게시물 번역이 아닙니다.
제목: 압류된 빈집 치우는 일을 3년 했다. 그만두는 이유를 어디엔가는 적어두고 싶다.
은행이 압류한 집은 누군가 치워야 한다. 사람들은 그걸 잘 모른다. 대출금을 못 갚아 쫓겨난 사람들은 짐을 다 가져가지 않는다. 못 가져가는 건지 안 가져가는 건지, 3년을 해도 모르겠다. 우리는 2인 1조로 들어가서 남은 살림을 자루에 담고, 사진을 찍고, 열쇠공을 불러 자물쇠를 바꾼다. 시급은 나쁘지 않다. 빈집은 생각보다 조용하지 않다는 것만 빼면.
이 일을 하면 빈집마다 공통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냉장고에는 꼭 자석 달력이 붙어 있고, 어느 달인가에서 표시가 끊겨 있다. 아이 방 벽에는 야광별이 남아 있다. 그런 건 익숙해진다. 내가 적고 싶은 건 익숙해지지 않는 쪽이다.
작년 봄부터였다. 카운티 반대편 끝, 서로 20마일씩 떨어진 집들에서 같은 물건이 나오기 시작했다.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 침실 벽장 안쪽, 맨 위 선반 구석. 항상 같은 자리다.
사진에는 항상 그 집의 현관이 찍혀 있다. 바깥에서, 길 건너쯤 되는 거리에서, 밤에 찍은 현관. 현관등이 켜져 있고, 문은 닫혀 있다. 그게 전부다. 사람은 없다. 처음 발견했을 때는 집주인이 찍었나 보다 했다. 두 번째 집에서 똑같은 걸 발견했을 때는 파트너인 대니와 이상하다고 웃었다. 다섯 번째부터는 웃지 않았다.
여섯 번째 집에서 대니가 사진 뒷면을 뒤집어봤다. 연필로 숫자가 적혀 있었다. 「4」. 우리는 상자를 뒤져 그동안 회사 창고에 보관해둔 폴라로이드들을 찾아 뒷면을 확인했다. 7, 6, 5, 4. 발견한 순서대로였다.
카운트다운이었다.
대니는 그때부터 이 일을 그만두자고 했다. 나는 웃어넘겼다. 압류 명단은 은행이 만든다. 누가 어느 집을 언제 비울지는 대출 연체가 정하는 거다. 어떤 미친놈이 빈집마다 사진을 두고 다닌다 쳐도, 그건 그냥 미친놈이지, 하고.
그런데 하나가 걸렸다. 우리가 「3」을 발견한 집 말이다. 서류를 정리하다 봤는데, 그 집의 압류 확정일은 우리가 들어가기 겨우 열흘 전이었다. 그리고 폴라로이드 속 현관에는 크리스마스 리스가 걸려 있었다. 우리가 갔을 때는 7월이었다.
사진은 최소 반년 전에 찍힌 거였다. 그 집이 빈집이 될 줄, 반년 전에 어떻게 알았을까.
「2」는 지난달이었다. 「1」은 지난주 화요일. 강가의 작은 파란 집이었다. 대니는 그 집 벽장을 열기 전에 한참 서 있었다. 사진을 꺼내 뒷면을 보고, 나한테 넘기지 않고 바로 자루에 넣었다. 뭐였냐고 물으니까 1이었다고만 했다. 그날 대니는 퇴근하고 전화를 받지 않았다.
수요일에 회사에서 다음 주 작업지 명단이 왔다. 명단을 열어본 대니가 나한테 전화를 했다. 3년 동안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였다.
명단 맨 위의 주소는 대니의 집이었다.
대니는 연체한 적이 없다. 은행에 전화를 걸었더니 담당자는 명단 오류 같다며 사과했고, 다음 날 정정된 명단이 왔다. 대니의 주소는 빠져 있었다. 오류. 그래, 오류였겠지.
대니는 목요일에 그만뒀다. 나는 오늘 사직서를 냈다. 2주는 더 나가야 한다.
어젯밤에 잠이 안 와서 부엌에 물을 마시러 나갔다가, 현관등을 끄는 걸 깜빡했다는 걸 알았다. 불을 끄려다가 문득, 커튼 틈으로 길 건너를 봤다. 아무도 없었다. 정말 아무도 없었다. 나는 불을 끄고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 계속 같은 생각을 한다.
폴라로이드는 플래시 없이 밤에 찍으면 아무것도 안 나온다. 그 사진들 속 현관이 그렇게 선명했던 건, 전부 현관등이 켜져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집 현관등은, 내가 방금 껐다.
이게 의미 없는 생각이길 바란다. 2주만 더 나가면 끝이다. 벽장은 안 열어볼 거다. 우리 집 벽장은, 안 열어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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