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생일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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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에 지금 집으로 이사했다. 오래된 연립주택 2층. 전세가가 시세보다 좀 쌌는데, 집주인이 급하게 내놔서 그렇다고 들었다. 이 얘기는 그 집에서 매년 겪고 있는 일에 대한 기록이다. 아직 진행 중이다.

이사 온 첫해 3월에 우편함에 카드가 한 통 있었다. 손글씨 주소, 진짜 우표. 요즘 보기 드문 물건이라 눈에 띄었다. 수신인은 모르는 여자 이름이었다. 전에 살던 사람 우편물이겠거니 하고 우체통에 '이사감' 표시해서 도로 넣으려다가, 발신인 주소를 보고 멈췄다.

발신인 주소가 우리 집이었다. 지번, 동호수까지 정확히. 발신인 이름은 없었다.

우리 집에서 부친 카드가 우리 집으로 온 거다. 수신인만 다른 사람인 채로.

뜯어보진 않았다. 남의 우편물이니까. '수취인 불명'으로 반송 처리했다. 반송이 어디로 가는 건지는 그때 깊게 생각 안 했다. 발신 주소가 우리 집이면, 반송도 우리 집으로 온다는 걸.

일주일 뒤에 같은 카드가 우편함에 돌아와 있었다. 반송 스티커가 붙어서.

**업데이트 1 — 둘째 해**

이듬해 3월, 같은 주에 새 카드가 왔다. 같은 필체, 같은 이름, 발신 주소도 그대로 우리 집. 이번엔 집주인한테 전화해서 전에 살던 사람 얘기를 물었다. 집주인은 별로 말하고 싶어 하지 않았는데, 몇 가지는 알려줬다. 전 세입자는 중년 여자였고, 혼자 살았고, 계약 기간을 안 채우고 나갔다. 연락처는 바뀌어서 안 된다고 했다.

카드 속 이름이 그 사람이냐고 물으니까, 집주인은 잠깐 조용하다가 말했다. "아뇨. 그건 그분 딸 이름인데."

딸이랑 같이 살았어요? 하고 물으니까 집주인이 한 대답을 아직 기억한다.

"혼자 살았다니까요. 그래서 계약도 1인으로 했고."

**업데이트 2 — 셋째 해**

작년 카드는 뜯어봤다. 판단은 각자 하시길. 3년을 참았으면 오래 참은 거라고 생각한다.

안에는 생일 축하 문구가 인쇄된 카드에 손글씨 두 줄이 있었다.

"우리 딸 생일 축하해. 엄마는 잘 지내."

그리고 그 아래, 다른 펜으로, 훨씬 흐린 글씨로 한 줄이 더 있었다.

"올해도 못 찾았어."

나는 카드를 다시 봉투에 넣고, 테이프로 봉하고, 신발장 위 상자에 넣었다. 버리질 못하겠어서. 그 상자엔 지금 카드가 세 통 있다.

**업데이트 3 — 올해**

올해 카드는 지난주에 왔다. 여느 해와 같은 필체였는데, 다른 게 하나 있었다.

수신인 이름이 바뀌어 있었다.

전 세입자 딸 이름이 아니었다. 내 이름이었다. 정확히는, 내 이름에서 한 글자가 틀린 이름. 우리 부모님이 개명 전에 지으려다 만 이름이랑 같다는 건, 아무한테도 말한 적 없는 사실이다.

발신 주소는 여전히 우리 집. 그리고 소인 날짜를 보고 나는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소인이 다음 주 화요일로 찍혀 있다. 우체국 소인이 미래 날짜일 수는 없다. 그런데 찍혀 있다.

다음 주 화요일에 무슨 일이 있는지 나는 모른다. 내 생일은 가을이다.

카드는 아직 안 뜯었다. 화요일이 지나면 뜯어볼 생각이다. 무슨 일이 있고 나서 읽는 게 나은 카드도 있는 법이니까. 지나고 나서 업데이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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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우편#전주인#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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