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본 콘텐츠는 창작입니다.
비가 안 온 지 열흘째다.
퇴근하고 현관에 들어서는데 물비린내가 났다. 우산꽂이를 봤다. 우산 세 개 중에 내가 늘 쓰는 검은 장우산만 흠뻑 젖어 있었다. 살을 타고 물이 뚝뚝 떨어져서 바닥에 동그랗게 고여 있었다.
같이 사는 사람은 없다. 오늘 전국이 맑았다는 건 확인했다.
수건으로 닦으려고 우산을 펴봤다.
안쪽에 물이 고여 있었다.
우산 바깥이 아니라 안쪽, 살과 살 사이 천에 반 컵쯤 되는 물이 담겨 있었다. 우산이 비를 맞으면 바깥이 젖는다. 안쪽에 물이 고이려면, 뒤집힌 채로 비를 받아야 한다.
나는 우산을 편 채로 베란다에 내놨다. 밤새 물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아침에 보니 우산은 말라 있었고, 베란다 바닥은 젖은 자국 하나 없이 말끔했다.
일기예보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오늘도 전국이 맑다.
방금 현관에서 물비린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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